Sunday, March 6, 2011

[맛 과 맛] 사장님은 요리사! 오너셰프 맛집엔 □이 있다

주인이 주방장을 겸하는 이른바 ‘오너셰프(owner chef)’가 운영하는 식당이 주목 받고 있다. 오너셰프 레스토랑이란 주인이 주방장을 겸하는 식당으로, 선진국에서는 보편화된 현상이다. 국내에서도 프랑스 요리, 일본 요리는 물론 전통 한정식까지 오너셰프가 등장했다. 경영과 요리를 함께 하는 그들은 자신의 이름을 내걸고 최고의 맛과 요리철학까지 동시에 선보인다. 오너셰프 레스토랑 몇 곳을 소개한다. 요리철학이 있다  요리사의 사회적 위상이 높아지면서 스타도 나오고 있다. 최근 우리나라도 최초의 스타 오너셰프가 탄생했다. 바로 에드워드 권(한국명 권영민)씨다. 그는 연예인과 맞먹을 정도의 대중적 인기를 끌고 있다. 권씨는 두바이의 7성급 호텔 부르즈 알 아랍의 총주방장을 지냈다. 마돈나는 그의 요리를 맛보고 “이 음식은 섹스보다 좋다(This food is better than sex)”는 말을 남겼고, 미국의 가수 겸 배우인 바브라 스트라이샌드는 권씨에게 자신의 개인 요리사로 남기를 요청했다. 각종 방송에 출연하던 권씨는 5월 7일 서울 한남동에 ‘더 스파이스’(02-749-2596)란 음식점을 열었다.

더 스파이스는 개업도 하기 전부터 에드워드 권의 레스토랑이라는 점 때문에 네티즌들의 관심을 끌었다. 2만원부터 6만원대의 다양한 코스 요리로 구성돼 있으며 10%의 부가세가 별도로 추가된다. 코스요리에도 선택사항이 많아 같은 코스라도 다양한 음식을 맛볼 수 있는 것이 장점이다. 내부 인테리어는 은은한 조명에 고급스러우면서도 깔끔하게 꾸몄다.   오너셰프의 등장은 소득이 늘어나면서 사람들의 입맛도 고급화된 것이 한몫했다. 예전에 돈가스나 햄버거스테이크를 팔던 경양식집은 이제 거의 없어지고 코스요리 혹은 단품 요리를 파는 레스토랑이 대세가 됐다. 특히 오너셰프 레스토랑은 경영자가 직접 요리를 하기 때문에 자신의 생각대로 음식을 만들고 선보일 수 있어 다른 레스토랑과 차별화된다. 그러니 자연히 음식의 맛도 변하지 않고 한번 맛보고 간 손님들은 그 맛을 다시 찾아오는 것이다. 셰프의 판단에 따라 메뉴를 탄력적으로 조정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요리의 맛이 거의 변하지 않는다는 장점 덕분에 인기를 끌고 있다. 서울 신사동 가로수길에 위치한 퓨전 일식 요리점인 ‘유노추보’(02-545-2811)의 오너셰프인 유희영(38)씨. ‘추보’는 주방의 일본식 한자발음이다. 따라서 ‘유노추보’는 유씨의 주방이란 뜻이다. 1992년 하얏트호텔 실습생으로 시작해 1999년 역삼동 GS타워에 위치한 ‘실크 스파이스’의 부(副)주방장으로 근무했다. 본래 50대의 고객층을 상대하던 정통 일식을 배웠지만 직장을 옮기자 고객층이 젊어져서 정통 일식을 고수할 수 없어 퓨전 일식으로 장르를 바꿨다. 자비로 일본에 직접 건너가 일본 레스토랑 ‘몬순’에서 일식에 대해 공부하기도 했다. 그러다 2008년 일본 창작 요리를 만들겠다며 유노추보를 개업했다. 셰프·고객 간 소통이 있다 유씨는 21살 재수생 시절 진로에 대한 고민을 하다가 어느날 신문에서 흥미로운 기사를 발견했다. 선진국 청소년의 장래 희망 순위 5위권에 요리사가 들어가 있었다. 원래 미술에 관심이 많고 손재주도 있었던 그는 이 기사를 보고 요리사의 길을 걸을 결심을 했다. 자신이 제일 좋아하던 음식이 생선회여서 일식 조리사가 되었다. 유희영씨는 “돈보다 내가 만들고 싶은 요리를 만들 수 있는 것이 좋다”며 “일반 셰프는 사장으로부터 허락을 구해야 하고 마음껏 실력을 발휘하기가 힘들다”고 말했다. 유노추보의 주 고객층은 30대로 코스 요리도 있고 인기 품목은 광어 카르파쵸와 루꼴라(1만8000원), 아게도후와 조갯살(1만7000원)이다.

▲ ‘더 스파이스’의 스타 오너셰프 에드워드 권.
오너셰프들은 대부분 테이블 5~10개만 있는 부티크(Boutique) 레스토랑을 지향한다. 부티크는 원래 맞춤 서비스를 제공하는 고급 패션 상점을 의미했으나 최근에 외식업계에서 고객에게 맞춤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의미도 포함되었다. 우리나라 최초로 부티크 레스토랑이 정착한 곳은 서울 청담동 구찌 매장 뒤에 위치한 ‘리스토란테 에오’(02-3445-1926)다. 이곳은 국내 오너셰프의 원조격인 어윤권 셰프가 운영한다. ‘에오(eo)’는 어윤권 셰프의 영문 성 표기이다. 유명 CEO(최고경영자)나 미식가들의 입에 자주 오르는 명소다. 어씨는 신라호텔에서 근무하다가 1997년 이탈리아로 건너가 7년간 정통 이탈리아 요리를 경험하고 포시즌호텔의 부주방장까지 올랐다. 요리 경력이 20년 가까이 된다. 리스토란테 에오의 메뉴는 점심 런치코스(3만3000원)와 저녁엔 두 가지의 코스요리로 구성돼 있다. 특히 계절마다 바뀌는 식재료는 이곳의 자랑이다. 100여석을 넘어가는 큰 규모의 레스토랑은 오너셰프가 운영한다 해도 고객에게 친근감 있게 다가가기 힘들다. 반면에 소규모로 운영되는 곳은 고객과 친밀한 관계를 형성하는 것이 수월하다. 제대로 오너셰프의 요리 맛을 느끼기 위해서는 규모가 작은 레스토랑이 좋다. 셰프의 손이 구석구석까지 직접 미치게 되므로 고객의 만족도는 더 올라간다. 규모가 작으니 손님의 개인적인 성향까지도 파악이 가능하다. 손님을 한 팀만 받는 ‘원 테이블 레스토랑’도 인기를 끌고 있다. 서울 장충동 앰배서더호텔 맞은편에 위치한 ‘라깜빠냐’(02-2279-1229)는 식당에 테이블이 하나밖에 없다. 테이블도 2~4명만 앉는 크기다. 이탈리아어로 ‘전원’이라는 뜻이다. 이곳의 오너셰프 손창범(38)씨는 12년째 요리를 해오고 있다. 어머니가 한식 요리사라서 어렸을 때부터 어머니의 요리를 보며 자라 자연스럽게 요리에 흥미를 느꼈다. 하지만 한식보다는 양식에 흥미를 느껴 양식조리사 자격증을 취득했다. 라깜빠냐는 주방이 테이블에서 그대로 보이는 오픈키친이다. 손씨는 “오픈키친은 손님에게 요리를 만드는 것을 보는 재미와 제대로 음식을 만든다는 믿음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  손씨는 본래 프랑스 음식을 배웠지만 나중에 이탈리아 음식의 매력에 빠졌다. 손씨에 따르면 프랑스 음식은 아기자기한 반면에 이탈리아 음식은 소박하고 투박한 매력이 있다. 개업한 지 8년째인 라깜빠냐는 하루에 3~4팀만 받는다. 원 테이블 레스토랑 특성상 조용하고 운치있는 분위기를 느낄 수 있다. 연인들이 주로 많이 찾지만 네 명까지 이용할 수 있어 기념일을 맞은 가족 단위의 고객들도 찾는다. 2만원대의 파스타 같은 일품 요리는 물론 다양한 코스 요리도 내놓고 있다. 손씨는 “요리는 경력보다도 자신의 감각이 중요하다”며 “젊은 요리사들이 자신의 감각을 뽐내기에는 오너셰프 레스토랑이 제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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